대법관 후보 임명 제청은 대통령을 직접 찾아가 건네는 것이 관례였습니다. 그런데 지난 18일 조희대 대법원장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대법관 후보 2명을 서면으로 임명 제청하면서 정치권에 거대한 파문이 일었습니다. 노태악 전 대법관과 이흥구 대법관의 후임을 한 번에 서류로만 제출한 것인데요.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이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그간의 경위를 설명했습니다.
| 구분 | 내용 |
|---|---|
| 제청 방식 | 서면 제청 (기존 대면 관례) |
| 제청 인물 | 손봉기 부장판사, 김성수 부장판사 |
| 핵심 논란 | 대통령과의 사전 협의·면담 생략 |
| 관련 발언 | 노경필 처장 “민정수석과 협의해 합의” |
목차
대법관 자리가 비어버린 사연, 7개월 공백의 의미
노태악 전 대법관은 지난 3월 퇴임했습니다. 이후 5개월이 넘도록 후임 인선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대법관 공백은 현실이 되었습니다. 대법원은 그동안 청와대와 수차례 접촉하며 후보를 조율하려 했지만, 매번 이견을 좁히지 못했습니다. 결국 조 대법원장이 임기 종료를 앞둔 이흥구 대법관의 후임까지 합쳐 두 자리를 한 번에 채우는 승부수를 꺼낸 겁니다.
논란의 중심에는 늘 타이밍과 방식이 있었습니다. 통상적으로 대법원장은 임명 제청일 아침 청와대를 찾아가 대통령과 환담을 나누고 자리에서 바로 후보자 명단을 전달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사전 협의가 사실상 차질을 빚으면서, 대법원이 먼저 기자단에 서면 공지로 일정을 알리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서면 제청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서면 제청의 배경에 대해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은 “대통령을 만나고 싶어도 만날 기회가 아예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면담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하자 부득이하게 차선책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건데요. 그는 “청와대 민정수석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나온 절대 합의되지 않으면 안 되는 방식이었다”며 “민정수석실과 합의된 사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과연 여기까지만 보면 일리가 있습니다. 실제로 2017년부터 2018년 사이 정부 수립 이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법관 파견과 휴가, 대법관 인사 지연 사태가 반복되면서 인사 협조 요구와 배치가 이어져 온 것은 사실입니다.
여전히 남은 뒷말 하나 없이 노력했지만 끝내 불발
가장 유력한 충돌 지점은 ‘후보 인선’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대법원은 노 전 대법관 후임에 ‘박순영 서울고법 고법판사’를 검토해 달라 했지만 청와대는 ‘김민기 고법판사’를 원했습니다. 서로 물러서지 않으면서 평행선을 걸었고, 그 사이 1월 발의된 재판소원 도입 법안과 맞물려 국민의 알권리와 재판청구권이 볼모로 잡히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의견 차이는 실제로는 후보 개인 하자 문제라기보다, 향후 6년간 법원을 이끌어 갈 14명의 대법관을 두고 누가 더 유리한 위치에서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을지 계산하는 ‘힘겨루기’의 성격이 짙어 보입니다
논쟁을 넘어선 날카로운 시선들
당장 야당에서 추진하던 탄핵안과 맞물려 정국이 폭발 직전까지 갔던 상황에서 이번 일은 실제로 윤석열 정부 시절 일부 특수급 행정부처가 원하면 언제든지 대통령면담을 요구해 오던 기존 관행을 완벽하게 부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사법개혁을 두고 역대 정부마다 유지해 온 ‘법관의 정치적 중립’이라는 명분과는 다른 차원의 갈등이라는 해석입니다.
그러나 노 처장은 “만약 이런 식으로 헌법이 정한 것도 아닌 관례를 절대적인 것으로 굳히면, 그것이야말로 오히려 사법부의 독립을 망칠 수 있다”며 의미심장한 발언까지 남겼습니다.
늦어도 1월 이전, 결자해지가 필요해
역대 정부를 돌아보면 대법원과 정부 여당이 인사 문제로 마찰을 빚는 경우는 더러 있었습니다. 다만 그때마다 ‘대화 먼저’라는 원칙이 무너진 적은 없었습니다. 사전 교감 없이 뒤통수를 치는 인사는 지난 두 차례 탄핵 정국에서도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권위와 권력의 색을 벗고 국민의 시선에 맞서는 소통이 필요한 때입니다. 결국 이 논란의 쟁점은 누가 법에 밝고, 누가 더 절차에 맞는 조직 행동을 보였는가가 될 것입니다.
관례를 중시하는 것이 반드시 합리적 행동은 아닐 수 있습니다. 다만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만나지 않아 벌어진 해프닝이라는 점에서, 상호 존중을 기반으로 한 조기 수습이 필요해 보입니다.
FAQ
- Q: 이번 서면 제청이 위헌이나 위법인가요?
A: 아닙니다. 헌법에는 반드시 대면 제청해야 한다는 조항이 없습니다. 다만, 그동안 관례적으로 이뤄진 것이고, 현행법상 서면 제청 역시 유효합니다. - Q: 다음 일정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A: 이 대통령이 1주일 내에 대법관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국회는 인사청문회를 거쳐 본회의 표결에 부치게 됩니다. 다만 견해차와 탄핵 정국 여파라면 일이 길어질 수도 있습니다. - Q: 이후에도 같은 문제가 또 생길 수 있나요?
A: 두 기관의 관계가 지금처럼 이어지면 언제든지 또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노 전 대법관 후임인 손 부장판사가 임명되는 순간 청와대와의 신뢰 회복을 골자로 하는 법률적 장치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