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31일,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형소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이후 72년 만에 국가 형사사법 체계의 근본적인 개편이 이루어진 역사적인 순간입니다. 이번 개정안은 검사가 더 이상 어떤 형태로든 수사를 개시할 수 없도록 하며, 오는 10월 2일 검찰청 폐지와 함께 출범하는 공소청이 공소 제기 및 유지를 전담하게 됩니다. 경찰이 수사를 책임지고, 중대범죄수사청이 6대 주요 범죄를 전담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열린 셈이죠.
하지만 이런 거대한 변화 속에서도 적지 않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수사 실무에서의 혼란, 법체계 간 충돌, 그리고 피해자 보호 공백에 대한 지적까지. 지금부터 형소법 개정안의 핵심 내용과 함께 달라지는 점, 그리고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쟁점들을 차근차근 살펴보겠습니다.
| 구분 | 기존 체계 | 개정안 주요 변화 |
|---|---|---|
| 검사 수사권 | 직접 수사 및 경찰 보완수사 가능 | 직접 수사 전면 폐지, 보완수사요구권만 보유 |
| 영장 청구 | 검사가 직접 청구 | 경찰의 신청에 의해서만 청구 가능 |
| 주요 범죄 전건송치 | 일부 사건만 송치 | 7대 범죄는 개별법 개정을 통해 별도 도입 예정 |
| 공소 제기 기관 | 검찰청 | 2026년 10월 공소청 출범 |
목차
72년 만의 대전환 무엇이 바뀌나
이번 형소법 개정안의 가장 큰 뼈대는 검사의 수사 개시권을 완전히 없앤다는 점입니다. 지난 7월 24일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확정한 이후, 7월 31일 본회의에서 재석 의원 178명 중 찬성 175명, 반대 2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되었습니다. 국민의힘은 표결에 불참했고, 법안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진행했지만 결국 24시간 규정에 따라 강제 종료되었죠.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이날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 검찰 권력을 헌법과 국민의 통제 아래 두는 역사적 전환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는 “헌정사의 수치로 길이 남을 희대의 악법”이라고 비판하며 첨예한 대립을 보였습니다. 이 논란은 단순한 정치 공방을 넘어, 실제 수사 현장에서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개정안에 따르면 검사는 공소제기 여부 결정을 위해 고소인이나 피해자의 진술을 청취하는 정도의 제한적인 사실 확인만 가능합니다. 이 과정에서 결정적인 증거가 새롭게 나오더라도 법정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게 되어, 결국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해야만 하는 구조입니다. 이렇게 되면 동일한 사건에 대해 피해자가 경찰에 다시 출석해야 하는 불편함이 생기고, 성범죄 같은 사건에서는 2차 피해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현장 실무자들이 지적하는 모순점
법이 통과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벌써부터 혼란이 예상됩니다.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을 지낸 양홍석 변호사는 검사가 제출받은 자료를 토대로 보완수사 요구를 하고 공소제기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데, 이렇게 취합된 자료를 증거로 사용하지 못한다면 사실상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영장 청구권을 둘러싼 헌법적 문제도 심각합니다. 개정안은 검사의 영장청구권을 유지하되, 반드시 경찰의 신청이 있어야만 가능하도록 제한했습니다. 그런데 구속기간 연장은 여전히 검사가 직접 법원에 신청할 수 있도록 남겨둬 법체계의 정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수사는 못 하는 검사가 구속 연장을 신청하는 모순이 발생하는 셈이죠. 이와 관련해서는 헌법이 명시한 검사의 영장청구권은 직접 청구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위헌 소지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됩니다.
인지 사건의 사각지대 문제
더 큰 문제는 인지 사건, 즉 경찰이 스스로 인지해 수사를 시작한 사건입니다. 고소인이나 고발인이 존재하는 사건과 달리, 인지 사건에는 이의신청권자가 아예 없습니다. 경찰이 자체 판단으로 사건을 종결해 버리면 외부에서 이를 확인하거나 재검토를 요청할 방법이 원천적으로 사라지는 것이죠. 이는 부실 수사나 사건 축소, 이른바 ‘사건 암장’의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특히 경제 범죄나 권력형 비리처럼 초기 단서가 부족한 사건일수록 이런 구조적 허점이 치명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고소·고발 사건에서도 피해자의 부담은 커집니다.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사라졌기 때문에 경찰의 수사 결과에 불복할 경우, 피해자가 개인적으로 변호사를 선임해 법적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경제적 여유가 없는 사회적 약자에게는 상당한 비용과 시간을 감당해야 하는 커다란 장벽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검찰개혁의 취지가 국민의 인권 보호에 있음을 생각하면, 오히려 가장 보호받아야 할 약자들이 사각지대에 놓이는 역설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후속 입법 과제와 10월 공소청 출범
이제 관건은 방대한 후속 조치를 얼마나 신속하고 촘촘하게 마무리하느냐입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서영교 위원장은 8월 2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사회적 약자 대상 7대 범죄 전건송치 법안을 10월 국정감사 전까지 입법 보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7대 범죄에는 아동학대, 가정폭력, 성범죄, 아동 성범죄, 스토킹, 장애인 학대, 노인 학대가 포함됩니다. 서 위원장은 이 법안이 형소법 개정안 자체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개별법 개정을 통해 도입된다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김승원 의원실에 따르면, 형소법 개정안과 연동하여 정비해야 할 유관 법률은 최소 136건에서 최대 190건에 달합니다. 단순히 법률 속 ‘검사’라는 단어를 ‘공소청 검사’로 바꾸는 수준의 작업부터, 수사 주체 변경에 따른 조문 내용 자체를 수정해야 하는 복잡한 작업까지 포함됩니다. 각 부처의 의견을 수렴하며 진행해야 해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입니다. 과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 당시에도 하위 법령 정비에만 6개월 이상이 소요된 바 있어, 올해 10월 2일로 예정된 공소청 출범까지 촉박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검경 합동수사기구와 향후 전망
한편 검찰총장이 검경 합동수사기구를 구성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검토된다는 소문도 있었으나, 서영교 위원장은 이를 분명히 부인했습니다. 형소법에 일상적인 합동수사 규정을 넣는 것은 법체계상 맞지 않으며, 특별히 필요한 사건은 대통령 지시로 합동수사본부를 구성하면 된다는 설명이었습니다.
형소법 개정안은 이제 국무회의와 대통령 재가를 거쳐 공포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72년 만의 형사사법 체계 개편은 분명 역사적 의미가 크지만, 법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두텁게 보호하기 위한 세밀한 손질은 이제 시작입니다. 특히 검사의 수사권 분리가 자칫 경찰 권력의 비대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또 피해자 보호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국회와 정부의 지혜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개편 이후 달라지는 국민의 권리
수사와 기소의 분리는 오랫동안 시민사회와 학계에서 요구해 온 검찰개혁의 핵심 과제였습니다. 한 기관에 집중된 권력이 국민의 자유를 위협해서는 안 된다는 헌법적 가치에 충실한 조치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형소법 개정안은 경찰이 1차 수사를 종결하고 검사가 공소를 제기하는 이상적인 모형을 법제화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질문이 남아 있습니다. 경찰 수사가 부실할 때 이를 견제할 장치는 충분한가, 피해자가 여러 번 진술해야 하는 불편을 어떻게 줄일 것인가, 그리고 수사 기관 간 협력 관계는 어떻게 재설계할 것인가 하는 문제들입니다. 민주당은 이미 특별감찰관 후보로 최길수 변호사를 추천하며 대통령 배우자와 친인척에 대한 감찰 기능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형사사법 개혁이 단순히 검찰 해체에 그치지 않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공정한 사법 시스템 구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검사의 수사권이 완전히 사라지면 범죄 수사는 오직 경찰만 하나요?
A: 네, 원칙적으로 모든 수사는 경찰이 개시하고 진행합니다. 검사는 공소 유지와 보완수사 요구만 할 수 있으며, 부패나 경제 범죄 같은 중대 범죄는 새로 출범하는 중대범죄수사청이 전담합니다.
Q: 형소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당장 오늘부터 바뀌나요?
A: 아닙니다. 유관 법률 최대 190건의 정비가 필요하고 공소청 출범 준비까지 감안하면, 실제 현장 적용까지는 올해 10월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위 법령 정비에만 수개월이 소요될 전망입니다.
Q: 경찰 수사가 부실할까 봐 걱정인데 보완할 방법은 없나요?
A: 고소나 고발 사건의 경우 경찰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권이 주어집니다. 다만 인지 사건은 이의신청자가 없어 경찰이 자체 종결할 경우 견제가 어려운 점이 한계로 남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