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 전수조사 대상 넓어지며 농촌 불안 확산 이유는

정부가 1996년 이후 취득한 농지 136만㏊를 대상으로 처음 실시하는 농지 전수조사가 한창입니다. 기본조사에서 전체 필지의 27%가 농지법 위반 의심으로 분류되면서 농촌 현장에서는 강제 매각과 재산권 침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농지 전수조사 대상과 함께 농민들이 느끼는 불안, 그리고 정부의 보완 대책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농지 전수조사, 무엇을 확인하나

농지 전수조사는 농지 소유와 이용 실태를 한눈에 파악하기 위해 정부가 올해 5월부터 착수한 대규모 조사입니다. 행정정보와 인공위성,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소유 관계와 실제 경작 여부, 농지 이용 현황을 확인한 뒤 현장 조사가 필요한 필지를 추리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기본조사 결과 1013만 필지 중 284만 필지가 위반 의심으로 분류되었고, 현재는 심층조사가 진행 중입니다.

조사 대상에서 눈여겨볼 점은 상속이나 고령, 임차 등 다양한 사유로 농지를 보유한 경우도 포함된다는 것입니다. 농사를 짓지 못하는 농민이나 도시에 거주하는 상속인까지 일률적으로 규제될 수 있다는 걱정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농식품부는 투기 목적과 경미한 위반을 구분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불안이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기본조사 결과와 위반 유형

기본조사에서 분류된 위반 의심 유형을 살펴보면 불법 임대차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무단 휴경과 불법 전용도 상당수였습니다. 아래 표는 주요 위반 의심 유형과 비중을 정리한 것입니다.

위반 유형비중
불법 임대차21.1%
무단 휴경11.6%
불법 전용9.0%

이 수치만 보면 농지법 위반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농촌 현실에서는 고령으로 농사를 짓기 어려워 이웃에 맡기거나, 상속받은 농지를 주변 농민이 대신 경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법과 현실 사이의 괴리가 이번 조사를 통해 그대로 드러난 셈입니다.

농민들이 느끼는 불안과 실제 피해

농지 전수조사가 시작되면서 농촌 현장에서는 여러 후폭풍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농지 거래가 위축되고 가격이 하락하면서 고령 농민과 상속인들이 재산권을 지키기 어려워졌다는 점입니다. 한 68세 농민은 몸이 좋지 않아 5년 전부터 이웃에 농사를 맡겼는데, 조사가 시작되자 땅을 팔기로 결정했습니다. 처음엔 1평당 20만원에 내놓았지만, 결국 6만원까지 가격을 낮췄다고 합니다.

임차농의 어려움도 큽니다. 경기 이천에서 남의 논을 빌려 벼농사를 짓는 54세 농민은 땅 주인에게서 “직접 농사를 지을 테니 논을 돌려달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정부가 전수조사를 벌이자 땅 주인이 불안해져서입니다. 이처럼 투기꾼을 잡겠다는 정책이 오히려 실제 농사를 짓는 임차농의 기반을 흔드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농지 전수조사 대상

농지 가격 하락은 개인 재산 문제를 넘어 지역 금융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농지를 담보로 대출을 해준 지역 농협에서는 담보 부실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강원 춘천의 한 농지는 감정가 2억7000만원이었지만 경매에서 거듭 유찰되면서 최저 매각 가격이 4600만원대까지 떨어졌고, 이 농지를 담보로 1억9000만원을 빌려준 농협은 큰 손실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농지 거래량과 가격 변화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부터 7월까지 전국 농지 거래량은 7만8556필지로, 2022년 같은 기간(12만6586필지)보다 38% 줄었습니다. 전수조사가 시작된 5월 이후 월평균 거래량도 1~4월보다 8.2% 감소했습니다. 농지 가격도 하락세를 보이며, 올해 2분기 실거래 가격은 전년 동기보다 8.1% 떨어졌습니다.

물론 농식품부는 농지 가격이 2021년 이후 계속 하락해 전수조사의 영향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조사가 시작된 이후 거래가 급감하고, 매수자가 사라졌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합법적으로 농지를 빌려줄 방법을 찾는 소유자도 늘었습니다.

정부의 입장과 보완 대책

정부는 농지 전수조사가 농사를 짓지 못하는 농민의 농지를 강제로 매각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전수조사는 농지의 실제 이용 실태와 투기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기초조사이며, 고령이나 건강 문제로 농사를 짓지 못하는 경우까지 제재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도 농지 소유와 이용 데이터를 구축하고 법과 농촌 현실의 괴리를 파악해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투기성 위반은 엄정하게 조치하되, 관행적이거나 경미한 위반은 처벌보다 자진 정비와 계도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방침입니다. 또한 농지 처분 명령이 의무 규정으로 강화된 점과 관련해 보완책을 논의 중입니다.

이런 가운데 농지은행 위탁 건수는 크게 늘었습니다. 지난 5월 18일부터 이달 2일까지 농지은행에 농지를 맡긴 건수는 3만145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9.5% 증가했습니다. 농지를 합법적으로 임대할 방법을 찾는 소유자들이 늘어난 것입니다. 정부와 여당은 오는 21일 당정협의를 열어 농지 처분과 이행강제금 관련 보완책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농촌 현실을 반영한 제도 개선이 필요

농지 전수조사의 본래 취지는 농지 투기를 막고 경자유전 원칙을 바로 세우는 것입니다. 하지만 농촌 현장에서는 투기와 무관한 고령 농민, 상속인, 임차농까지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경기 여주에서 농지를 팔려는 68세 농민의 말처럼 “팔리지도 않는 땅에서 농사짓는 척이라도 해야 하느냐”는 하소연이 나오는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수도권의 투기 농지와 소멸 위기에 놓인 농촌 지역 농지를 같은 잣대로 다뤄서는 안 된다고 지적합니다. 농촌에는 땅을 내놓아도 살 사람이 없는 만큼 출구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정부가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정책을 강행하기보다, 고령 농민과 상속농의 현실을 반영한 보완책을 조속히 마련하길 바랍니다.

농지 전수조사는 오는 12월까지 심층조사를 마무리하고, 이후 확인된 사례를 토대로 후속 절차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농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고, 투기꾼을 걸러내면서도 실제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정부의 세심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진행 상황을 주의 깊게 지켜보며, 필요한 정보를 계속 전해드리겠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농지 전수조사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도 있나요?
A: 1996년 1월 1일 이전에 취득한 농지는 조사 대상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후 취득한 농지는 소유자와 경작 여부에 따라 모두 조사 대상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Q: 위반으로 분류되면 농지를 바로 빼앗기나요?
A: 아닙니다. 위반이 확인되더라도 곧바로 처분하는 것은 아니며, 자진 처분 기간과 경작 여부에 따른 절차가 있습니다. 정부는 경미한 위반에 대해서는 계도 위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Q: 농지를 합법적으로 빌려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한국농어촌공사의 농지은행에 농지를 맡기면 공사가 실제 농사지을 사람에게 빌려줍니다. 최근 위탁 건수가 크게 늘었으며, 이를 통해 합법적인 임대가 가능합니다.

농지 전수조사와 관련한 더 자세한 내용은 아주경제 기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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