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호 실낙원 AI 시대의 인간성이라는 화두를 던지다

연상호 감독의 신작 ‘실낙원’이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에서 첫선을 보였습니다. ‘부산행’과 ‘지옥’, ‘정이’를 통해 장르적 상상력과 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을 보여준 연상호 감독이 이번에는 AI 시대를 배경으로 인간성의 의미를 묻는 심리 스릴러를 들고 돌아왔습니다. 9년 전 캠핑스쿨 버스 실종 사건으로 아들을 잃은 엄마에게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들이 기적처럼 살아 돌아오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많은 관객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는데요. 이번 영화의 핵심 정보를 표로 먼저 정리해 보았습니다.

항목내용
제목실낙원
감독연상호
출연김현주, 배현성 외
장르심리 스릴러
개봉일2026년 10월 21일
초청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연상호 실낙원

어머니가 쓴 세 페이지 이야기에서 시작된 영화

연상호 실낙원의 출발은 무척 개인적이었습니다. 연상호 감독의 어머니가 연습장에 쓴 세 페이지 분량의 짧은 글이 바로 이 작품의 씨앗이었습니다. 아들을 너무나 사랑하는 어머니와 끝없이 악행을 저지르는 아들의 이야기였고, 그 마지막 장면이 매우 기묘하게 다가왔다고 합니다. 감독은 어머니에게 원고료를 드리고 원안을 사들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소설 ‘블랙 인페르노’를 집필하면서 긴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퍼크에서 블랙 인페르노를 거쳐 실낙원으로

처음부터 ‘실낙원’이라는 제목이었던 것은 아닙니다. 2020년 첫 대본 작업 당시에는 ‘퍼크’라는 제목이었고, 이후 소설 ‘블랙 인페르노’를 거쳐 최근에서야 ‘실낙원’으로 확정되었습니다. 소설에서는 캐나다와 미국 국경 지역의 가상 도시와 검은 절벽이라는 대자연의 어둠을 인간 심연의 어둠과 대비시켰다면, 영화에서는 AI 시대에 인간적인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중심을 옮겼습니다.

AI 시대에 던지는 인간성이라는 화두

연상호 감독은 AI가 보편성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시대에 오히려 인간다움과 인본주의가 더 중요해졌다고 말합니다. 완벽한 AI와 대비되는 인간만의 불완전함, 고립, 이해할 수 없음이야말로 인간만의 독특함이라는 것이죠. 영화에는 AI 아들 선우와 진짜 돌아온 선우가 등장합니다. AI 선우는 엄마에게 연속성을 제공하기 위해 설계된 존재이고, 진짜 선우는 9년이라는 공백 때문에 연속성이 비어있는 존재입니다. 연상호 감독은 한 인간을 같은 사람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기억의 연속성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딸이 어릴 때 매일 조기 가시를 발라주었는데, 12살이 된 딸이 그 사실을 전혀 기억하지 못해 같은 사람이 맞는지 의심이 들었다는 일화는 웃음을 주면서도 철학적 질문을 건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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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밀턴의 실낙원이 영화에 스며든 방식

제목은 존 밀턴의 고전 서사시 ‘실낙원’에서 가져왔습니다. 연상호 감독은 사탄이 뱀의 몸을 빌려 이브를 시험에 들게 하는 구조를 영화에 적용했습니다. 버스 기사를 사탄으로, 선우를 뱀으로 설정해 사탄이 선우의 몸을 빌려 엄마 소영을 시험에 들게 하는 것이죠. 그래서 선우의 팔에 일부러 뱀 문신을 새겨 넣었습니다. 마지막에 소영이 “지옥일지라도 너와 함께하겠다”고 말하는 대사도 밀턴의 글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합니다.

김현주와 배현성이 그려낸 모성과 공포

김현주는 아들을 잃고 9년간 상실감 속에 살아온 류소영을 연기했습니다.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느낀 감정을 간직했다가 촬영하면서 하나씩 꺼내 썼다고 하는데요. 14회차 만에 촬영을 마치는 빠른 일정이 오히려 몰입에 도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특히 소영은 9년 동안 AI 아들에게 집착에 가까운 감정을 쏟아왔기 때문에, 살아 돌아온 진짜 아들이 오히려 낯선 사람으로 느껴질 수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이는 모성이라는 감정이 단순한 본능이 아니라 관계와 기억 위에 세워진다는 생각을 담고 있습니다. 배현성은 선우의 무서움을 나른함과 무관심으로 표현하려고 했습니다. 납치 이후 살인의 희열을 느끼며 소영의 아들이라는 자아와 납치범의 아들이라는 자아 사이에서 후자의 정체성이 강하게 자리 잡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하는데요. 표정만으로 긴장감을 만드는 연기가 돋보입니다.

충동적이었지만 확신이 있었던 제작 과정

연상호 실낙원은 저예산으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전작 ‘얼굴’이 저예산으로 직접 만든 방식에서 좋은 결과를 얻은 뒤, ‘실낙원’도 그냥 우발적으로 찍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습니다. 김현주에게 대본을 전달했고 곧바로 하겠다는 답변이 돌아오면서 모든 과정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습니다. 감독은 아내가 “얼굴이 잘되니까 너무 충동적으로 영화 만드는 것 아니냐”고 걱정했다는 에피소드를 공개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관객과 기자들을 만난 뒤에는 충동적으로 만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습니다.

관객에게 전하는 메시지

이 영화는 단순한 공포영화가 아닙니다. AI가 보편화된 시대에 우리가 진짜로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 돌아보게 만듭니다. 불완전하고 때로는 이해할 수 없는 존재이기에 인간인 우리에게, 연상호 실낙원은 낙원에서 추방되었기 때문에 비로소 인간이 된 존재들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어머니의 짧은 글이 이렇게 거대한 질문으로 확장된 과정을 보면, 개인의 기억과 감정이 예술이 되는 순간을 목격하는 듯합니다. 영화는 오는 10월 21일 극장에서 개봉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영화 실낙원은 어떤 이야기인가요
A: 9년 전 캠핑스쿨 버스 실종 사건으로 아들을 잃은 엄마에게 죽은 줄 알았던 아들이 돌아오면서 벌어지는 심리 스릴러입니다. AI 시대의 인간성이 무엇인지 묻는 이야기입니다.

Q: 실낙원은 언제 개봉하나요
A: 2026년 10월 21일 극장에서 개봉합니다.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에서 먼저 공개되었습니다.

Q: 연상호 감독이 실낙원을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어머니가 연습장에 쓴 세 페이지 분량의 이야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감독은 어머니에게 원고료를 드리고 원안을 사들여 소설 ‘블랙 인페르노’를 쓴 뒤 영화로 확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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