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tocracy라는 거부의 정치가 민주주의를 잠식하는 방식

vetocracy는 민주주의에서 대중을 의미하는 demo 대신 거부를 의미하는 veto를 결합해 만든 말입니다. 상대방의 정책과 주장이 옳은지 살피기 전에 일단 거부하고 보는 극단적 당파 정치를 의미합니다. 이 개념을 널리 알린 사람은 프랜시스 후쿠야마입니다. 그는 2013년 기고를 통해 미국 정치에서 거부권 중심의 정치가 지배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법안과 정책이 번번이 좌절되던 상황을 두고 한 말입니다.

vetocracy의 핵심을 표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항목요약
정의거부에 기반한 민주주의, 서로의 안건을 무조건 막는 정치
유래프랜시스 후쿠야마가 2013년 미국 정치를 두고 소개
사례오바마케어 대립과 한국의 공수처장 추천위 갈등
위험여야 불신이 깊어지고 민생 의제가 정치에 묻힘

이 표에서 보듯 vetocracy는 단순히 법안 하나를 막는 수준을 넘어 정부와 의회 사이 신뢰를 무너뜨립니다. 후쿠야마가 지적한 미국의 사례에서도 오바마케어를 둘러싼 대립은 특히 심했습니다. 법은 통과됐지만 이후 정치적 후유증이 오래 이어졌습니다. 거부권을 행사한 쪽과 강행 처리한 쪽 모두 대화의 문을 닫아버리는 패턴이 반복됐기 때문입니다.

vetocracy

vetocracy가 실제 정국에서 작동하는 법

한국 정치에서도 vetocracy는 종종 등장했습니다. 2020년 공수처장 추천위 구성 때가 대표적입니다. 야당이 추천위 구성을 방해하자 여당은 4개월 넘게 설득했는데도 거부 정치만 보인다고 비판했습니다. 결국 여당은 야당의 추천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법안을 단독 처리했고, 이 과정에서 양당의 불신은 더욱 깊어졌습니다. 그때는 막지 못하면 지는 정치가 민주주의를 얼마나 피곤하게 만드는지 생생하게 느꼈습니다.

22대 국회에서 반복된 거부권

2024년 추석 직후에는 상황이 더욱 복잡해졌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여러 법안을 두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퇴장했고, 민주당은 이 법안들을 일방 처리했습니다. 이후 거부권 행사가 이어지면서 vetocracy가 22대 국회의 일상이 됐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2024년까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20번이 넘었던 점도 이를 뒷받침했습니다.

여야가 민생 법안을 처리하고 대표 회동을 하기도 했지만, 그 화해 분위기는 2주 만에 사라졌습니다. 한쪽은 정부와 국민의힘이 먼저 나와야 한다고 주장하고, 다른 한쪽은 법안 강행을 멈추지 않으면서 출구가 보이지 않는 대치가 이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시민들은 피로감을 넘어 정치 자체에 대한 실망을 키웠습니다.

거부의 고리를 다르게 푸는 방법

거부의 고리를 끊으려면 우선 여야가 서로를 무조건 막는 것에서 벗어나, 의견이 다른 법안과 당장 처리해야 하는 민생 법안을 분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슈마다 우선순위를 나누면 상대의 거부권을 무력화하는 싸움보다 더 나은 대안을 만들 수 있습니다.

대통령실의 자세도 중요합니다. 국민 지지율이 낮을 때는 겸허하게 반성점을 인정하고 국정 운영 태도를 바꾸는 모습이 필요합니다. 그런데도 주변에서 스스로를 칭찬하는 말만 나오면 국민의 공감을 얻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2022년 대선 직전에는 어떤 후보가 대통령이 되지 못하게 하느냐에 주목하는 부정적 지지가 강했습니다. 이처럼 거부 대상 후보를 고르는 심리는 정치에 대한 불신을 더 키웁니다.

시민이 기억해야 할 사실

vetocracy가 반복되면 결국 희생되는 사람은 정치권이 아니라 시민입니다. 물가 부담과 민생 위기, 의료 공백 같은 문제는 당장 해결해야 할 의제인데도, 여야가 서로의 안건을 막는 데만 집중하면 문제 해결은 계속 뒤로 밀립니다. 따라서 정치권은 누가 더 막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해결했느냐를 놓고 평가받아야 합니다.

거부의 정치를 넘어서는 길

지금까지 vetocracy의 뜻과 유래, 미국과 한국 정치에서 나타난 사례를 살펴봤습니다. 핵심은 상대의 정책을 일단 막는 병이 민주주의의 신뢰를 갉아먹는다는 것입니다. 이를 해결하려면 여야가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민생 의제부터 대화로 풀어가는 절차를 마련해야 합니다. 그리고 대통령실은 국민의 부정적 정서를 정직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거부의 고리를 끊지 않으면 다가올 대선에서도 또 같은 실수를 반복할 가능성이 큽니다. vetocracy가 아니라 함께 사는 민주주의를 선택할 때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vetocracy는 민주주의와 완전히 반대인가요
A1 완전히 반대라기보다 민주주의가 거부권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상태입니다. 정상적인 민주주의는 다양성을 살리고 타협을 끌어내지만, vetocracy는 상대를 막는 데 목적을 둔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Q2 한국에서 vetocracy가 심해진 이유는 무엇인가요
A2 상대방의 정책을 수용하면 진다는 인식이 강해지고, 이를 악용하는 정치 문화가 자리 잡았기 때문입니다. 제도적인 문제와 함께 여야의 극한 대립이 더해져 거부권을 남발하는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Q3 거부의 정치에서 벗어나려면 시민은 무엇을 할 수 있나요
A3 정책과 후보를 평가할 때 막는 능력이 아니라 해결하는 능력을 기준으로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싫은 후보를 막는 데 집중하면 거부의 정치가 더 힘을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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