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9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제53기 임시주주총회는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었습니다. 핵심 안건은 분리선출 감사위원 확대를 위한 정관 변경, 집중투표 방식의 독립이사 4인 선임, 감사위원이 되는 독립이사 1인 선임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최대 승부처는 감사위원 1석이었고, 결과는 최윤범 회장 측의 승리로 마무리됐습니다. 이번 고려아연 표대결은 개정 상법의 3%룰이 실제 주주총회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준 중요한 사례로 남았습니다.
목차
고려아연 표대결 핵심 결과 한눈에 보기
임시주총에서 처리된 안건과 결과를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주총장 입구에서는 고려아연 노조원들이 영풍·MBK 측을 규탄하는 목소리를 높였고, 위임장 검증 절차가 길어지면서 개회가 예정보다 25분가량 늦어지는 등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 안건 | 결과 |
|---|---|
| 분리선출 감사위원 확대 정관 변경 | 가결 |
| 집중투표 독립이사 4인 선임 | 최윤범 측 2명, 영풍·MBK 측 2명 |
| 감사위원 독립이사 1인 선임 | 백인규 후보 선임 |
| 이사회 구도 | 최윤범 측 12명 대 7명 |

왜 감사위원 한 자리가 승부처였나
감사위원은 회사의 회계와 업무를 직접 조사하고 내부 자료를 요구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가집니다. 영풍·MBK 측이 이 자리를 차지했다면 미국 테네시주 통합 제련소 건설 같은 대형 투자 결정마다 제동이 걸릴 수 있었습니다. 고려아연은 2029년까지 74억달러, 우리 돈 약 11조원을 투입하는 프로젝트 크루서블을 추진 중입니다. 이 사업은 한국 기업이 주도하는 사업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연방정부의 인허가 패스트트랙에 지정될 만큼 상징성이 큽니다. 그래서 이번 고려아연 표대결은 단순한 이사회 자리 싸움을 넘어 미래 사업 속도를 가르는 갈림길이었습니다.
최윤범 회장 측이 감사위원 자리까지 지키면서 프로젝트 크루서블에 속도를 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반대로 영풍·MBK 측이 감사위원을 확보했다면 대규모 투자와 자금 집행 과정에서 잦은 이견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주총회에서 표대결이 단순한 숫자 싸움이 아니라 회사의 미래 전략과 연결된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3%룰이 만든 변수와 의결권 자문사 권고
이번 표대결에서 가장 큰 변수는 개정 상법의 3%룰이었습니다. 감사위원 선임 안건에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합산해 발행주식총수의 3%까지만 인정하는 규정입니다. 지분 약 41%를 가진 영풍·MBK 측은 이 규정 때문에 의결권 행사에 제한을 받았고, 지분 약 38%를 가진 최윤범 회장 측도 마찬가지로 제한을 받았습니다. 결국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 그리고 한화그룹 같은 우군의 표심이 결과를 좌우했습니다.
국민연금은 상반기 말 기준 5.44%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번 안건 모두에 찬성하며 중립에 가까운 태도를 보였습니다. 그러면서 단일주주로는 한화그룹이 사실상 가장 많은 의결권을 행사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습니다. 한화그룹은 지난 2024년 경영권 분쟁 당시 고려아연 측을 지지하는 뜻을 우회적으로 내비친 적이 있어, 이번에도 최윤범 회장 측에 힘을 실은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 9곳 가운데 8곳이 백인규 후보 선임에 찬성했다는 점도 주주들의 선택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번 고려아연 표대결의 판세를 더 자세히 보고 싶다면 를 확인해 보세요.
주총 현장 분위기와 이사회 구도 변화
주총장에는 오전 8시부터 노조원 30여 명이 모여 노동자보다 비용 회수를 우선하고 있다며 영풍·MBK 측을 규탄했습니다. 주총은 오전 10시 예정이었지만 중복 위임장을 확인하는 절차가 길어지면서 10시 25분에 개회했습니다. 위임장 한 장까지 따져야 할 만큼 양측이 팽팽하게 맞섰다는 뜻입니다. 주총장은 3층에 마련됐고, 주주 외 인원의 진입은 철저히 통제되면서 끝나는 순간까지 긴장된 분위기가 이어졌습니다.
먼저 분리선출 감사위원 확대를 위한 정관 변경은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 특별결의였지만 가결됐습니다. 개정 상법이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에 감사위원 2명 이상을 분리 선출하도록 의무화하면서, 영풍·MBK 측도 반대할 명분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이어 집중투표로 진행된 독립이사 4인 선임에서는 영풍·MBK 측의 심혜섭 후보와 이준봉 후보가 각각 득표 1위와 2위를 차지했고, 최윤범 측의 이형규 후보와 서은숙 후보가 3위와 4위에 오르며 4명 모두 이사회에 진입했습니다.
가장 관심을 모은 감사위원 선임에서는 고려아연 이사회가 추천한 백인규 후보가 출석 의결권 수의 약 81.8% 찬성표를 받아 선임됐습니다. 영풍·MBK 측이 추천한 박유경 후보는 27.93% 찬성에 그치며 고배를 마셨습니다. 이로써 고려아연 이사회는 최윤범 회장 측 12명, 영풍·MBK 측 7명 구도로 재편됐습니다. 영풍·MBK 측은 백인규 감사위원이 회계·감사 및 내부통제 전문성과 독립성을 실제 행동으로 증명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사회 재편 내용이 궁금하다면 를 읽어보세요.
앞으로 지켜볼 포인트와 남은 일정
이번 고려아연 표대결로 최윤범 회장 측이 이사회 주도권을 지켰지만, 경영권 분쟁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닙니다. 개정 상법에 따라 분리선출 감사위원을 추가로 선임해야 하고, 내년 정기주총에서는 이사 8명과 감사위원 1명의 임기가 만료됩니다. 따라서 다음 표대결은 더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사회 구성 변화보다도 고려아연이 추진 중인 대형 프로젝트가 실제로 속도를 낼 수 있을지가 더 중요해 보입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주주들이 현 경영진의 성과와 거버넌스 개선 노력을 높게 평가해 경영 연속성과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프로젝트 크루서블과 트로이카 드라이브 전략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뜻도 전했습니다. 특히 미국 통합 제련소 사업은 국가기간산업과 한미 경제안보 강화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지난 4월 미국 연방정부의 패스트트랙 지정을 받은 만큼, 이번 감사위원 선임 결과가 사업 추진에 긍정적 신호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번 고려아연 표대결에서 두 가지를 주목할 만합니다. 첫 번째는 의결권 자문사의 권고가 실제 주주들의 선택에 미치는 영향력입니다. 국내외 자문사 9곳 중 8곳이 백인규 후보를 지지하면서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비교적 빠르게 정리됐습니다. 두 번째는 3%룰처럼 제도 변화가 경영권 분쟁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점입니다. 지분율이 높은 쪽이 반드시 유리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이번 표대결이 생생하게 보여줬습니다.
마무리하며
이번 고려아연 표대결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지분율 열세에도 불구하고 3%룰과 의결권 자문사 권고, 우군의 지지가 맞물리면서 현 경영진이 이사회 주도권을 지켰다는 점입니다. 감사위원 자리를 확보한 덕분에 대형 투자 사업이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됐고, 이사회는 12 대 7 구도로 재편됐습니다. 다만 내년 정기주총에서 또 한 번의 표대결이 예정되어 있어 긴장감은 계속될 것입니다.
앞으로 고려아연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지켜보는 것도 투자자와 업계의 큰 관심사가 될 것입니다.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되면 회사 가치에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현 경영진이 미국 통합 제련소 사업과 비철금속 공급망 강화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것은 분명합니다. 고려아연 표대결은 앞으로도 한국 자본시장의 거버넌스 논의에 중요한 사례로 남을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3%룰이 무엇인가요?
A. 감사위원 선임 안건에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합산해 발행주식총수의 3%까지만 인정하는 규정입니다. 이번 고려아연 표대결에서 영풍·MBK 측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했습니다.
Q. 이번 주총으로 이사회 구성이 어떻게 바뀌었나요?
A. 최윤범 회장 측 12명, 영풍·MBK 측 7명으로 재편됐습니다. 독립이사 4석은 양측이 2석씩 나눠 가졌습니다.
Q. 경영권 분쟁이 완전히 끝난 건가요?
A. 아닙니다. 내년 정기주총에서 이사 8명과 감사위원 1명의 임기가 만료되고, 분리선출 감사위원도 추가로 선임해야 해서 또 한 번의 표대결이 남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