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프랑스 남부 아비뇽의 200년 된 오페라극장이 부채 하나를 쥔 소리꾼과 북을 치는 고수 단 두 사람의 무대로 가득 찼습니다. 바로 소리꾼 이자람의 창작 판소리 눈눈눈입니다. 이 작품은 제80회 아비뇽 페스티벌 공식 프로그램에 초청되어 네 차례 공연을 모두 매진시켰고, 객석에서는 기립박수와 함께 얼쑤라는 추임새가 터져 나왔습니다. 이자람 아비뇽 공연은 프랑스 현지 언론의 뜨거운 관심 속에 르몽드 1면에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 항목 | 내용 |
|---|---|
| 작품 | 창작 판소리 눈눈눈 |
| 원작 | 톨스토이 단편 주인과 일꾼 |
| 해외 공연 | 제80회 아비뇽 페스티벌 공식 초청 |
| 국내 공연 | 10월 23일과 24일 LG아트센터 시그니처홀 |
| 무대 구성 | 소리꾼 이자람과 고수 이준형 |

이자람 아비뇽 공연이 탄생하기까지
눈눈눈은 톨스토이의 단편 주인과 일꾼을 판소리로 다시 쓴 작품입니다. 더 큰 이윤을 좇아 숲을 사러 나선 상인 바실리와 일꾼 니키타가 눈보라 속에서 길을 잃는 하룻밤을 그립니다. 원작은 어두운 배경 속에서 탐욕스러운 바실리의 모습을 비극적으로 보여주지만, 이 작품은 바실리의 입체적인 면모에 주목하고 판소리 특유의 재치와 해학으로 풀어냈습니다.
이자람은 LG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가 인류가 해야 할 일을 잃어가는 시대에 살고 있다고 느껴 이 이야기에 공명했고, 생각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은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처음 소설을 읽었을 때 광활하고 텅 빈 무대 위에 눈보라 속에서 조그맣게 서 있는 자신의 모습을 떠올렸다는 이야기도 인상적입니다. 이번 공연은 그때 떠올린 그림에 가까운 곳에서 관객과 함께 그려낼 수 있을 것이라는 바람도 전했습니다.
무대에는 부채를 든 이자람과 북을 치는 고수 이준형 단 두 사람만 섭니다. 이자람은 해설자부터 바실리와 니키타, 말과 개, 눈보라까지 10여 역할을 오가며 빈 무대를 설원으로 바꿉니다. 관객들은 부채가 펼쳐질 때마다 눈보라 소리를 함께 만들고 추임새를 외치며 공연에 빠져듭니다. 아비뇽 오페라극장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자람이 영어와 프랑스어를 섞어 관객에게 말을 걸자 객석과 무대의 거리는 더욱 가까워졌습니다.
아비뇽에서 확인한 판소리의 힘
이자람 아비뇽 공연이 남긴 가장 큰 울림은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었다는 점입니다. 한국어를 모르는 프랑스 관객들은 판소리에 대한 선입견이 없었기에 오히려 소리와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소리꾼 한 명이 펼치는 이야기에 관객 각자가 상상력을 보태 완성하는 판소리 특유의 힘이 그대로 드러난 순간이었습니다.
이번 아비뇽 페스티벌 공식 초청은 28년 만에 판소리라는 장르가 다시 한번 세계 무대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습니다. 이자람은 열 살 때부터 전통 판소리를 배운 소리꾼으로, 20년 넘게 창작 판소리를 일궈왔습니다. 아득한 고전을 지금의 시간과 만나게 하는 일이 가장 흥미롭다고 말하는 작업 방식이 이번 작품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현지에서는 이자람을 두고 축제의 록스타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200년 된 아비뇽 오페라극장에서 터져 나온 기립박수와 얼쑤 함성은 판소리가 세계 무대에서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이자람은 언어의 장벽보다 판소리에 대한 선입견이 없는 관객들의 태도가 인상적이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네 차례 공연 모두 매진되면서 르몽드 1면을 비롯한 현지 언론의 관심도 이어졌습니다.
이제는 한국 관객과 다시 만난다
이자람 아비뇽 공연의 열기는 국내에서도 이어집니다. 눈눈눈은 오는 10월 23일과 24일 LG아트센터 서울 LG 시그니처홀에서 관객과 만납니다. 이 작품은 지난해 4월 LG아트센터의 U+ 스테이지에서 초연되어 6회 전석 매진을 기록했고, 이후 국내 여러 극장에서 관객을 만나며 작품을 다듬었습니다. 올해는 제4회 서울예술상 전통부문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대극장에 오른다고 해서 작품의 구성이 크게 바뀌지는 않습니다. 다만 초연 이후 다양한 관객을 만나고 아비뇽 오페라극장에 서며 쌓은 경험이 대극장에서 새로운 즉흥과 에너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자람은 판소리의 즉흥적인 부분은 실제 무대에서 관객을 만나야 발생한다며, 관객이 자신이 맛있게 먹는 판소리를 같이 맛있게 즐겨주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눈눈눈은 오는 9월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10월 구미시문화예술회관을 거쳐 LG 시그니처홀에 오르며, 12월에는 제주아트센터에서 공연을 이어갑니다.
이자람 아비뇽 공연을 가능하게 했던 배경에는 국내 공연예술 유통 플랫폼의 역할도 있었습니다. 지난 7월 아비뇽 페스티벌에는 서울아트마켓 참여작인 리퀴드 사운드의 공연과 이자람의 눈눈눈이 함께 공식 초청되었습니다. 올해 10월 13일부터 16일까지 열리는 2026 서울아트마켓에서는 전통 판소리부터 현대무용까지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해외 시장을 만날 기회를 찾습니다.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와 협업한 이중언어 판소리 긴긴밤처럼 해외 기관과의 공동제작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눈눈눈 공연은 어디서 예매할 수 있나요?
A: 10월 23일과 24일 LG아트센터 서울 LG 시그니처홀에서 공연되며, LG아트센터 공식 사이트에서 예매할 수 있습니다. 9월 광주와 10월 구미, 12월 제주 공연 일정도 있으니 가까운 지역을 확인해 보세요.
Q: 아비뇽 공연에서 관객 반응이 어땠나요?
A: 네 차례 공연 모두 매진되었고, 기립박수와 함께 관객들이 얼쑤 추임새를 외쳤습니다. 현지 언론 르몽드 1면에 소개되며 축제의 록스타라는 찬사도 나왔습니다.
Q: 눈눈눈은 어떤 내용인가요?
A: 톨스토이 단편 주인과 일꾼을 바탕으로 한 창작 판소리입니다. 눈보라 속에서 길을 잃은 상인과 일꾼의 이야기를 판소리 특유의 해학과 재치로 풀어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