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팬이 된 아빠, 잃어버린 엄마

어릴 적 누구나 한 번쯤 피터팬을 꿈꿉니다. 자유롭게 날아다니고 싶고, 커가고 싶지 않다고 떼를 썼던 기억이요. 그런데 혹시 우리 부모님도, 아니 우리 자신도 모르게 피터팬이 되어 있는 건 아닐까요? 오늘은 ‘피터팬 아빠 엄마’라는 키워드로 세 가족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면서, 미처 다 알지 못했던 부모의 마음과 어쩌면 저와 여러분의 모습도 발견하는 뜻깊은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피터팬 아빠 엄마

먼저 영화 ‘마이클’의 이야기입니다. 저에게는 마이클 역맡은 배우가 연기한 모든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세계적인 가수로 성공한 이면에는 잔인하리만치 냉혹한 아버지의 그늘짙은 훈육이 있었습니다. ‘승자만 살아남는 거야’라는 아버지의 말은 냉정하지만, 사실 그 말속에는 백인들을 두려워하던 흑인 시절을 산 아버지의 절박한 생존 신념이었을지도 몰라요. 자녀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자신이 아는 한 살아남는 법을 가르친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어서 가수 윤복희 님의 사연입니다. 전쟁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던 그녀였지만, 어린 시절 복수는 컸나 봐요. 공연 중 무대가 무너지는 사고로 크게 다쳤는데도 척추가 서서히 무너져 내리는 심각한 상황인데도 낫지 않으니 마약 중독자가 되기도 쉬웠을 텐데, 어머니는 자식의 병원비를 벌기 위해 무대에 몸부림치시다 심장마비로 돌아가셨어요. 이 이야기를 들으면 부모라는 존재가 얼마나 아이에게 강력한 울타리가 되어주고, 또 그 뒤에서는 얼마나 연약한 인간인지를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이민자 가정 이야기입니다. 아래에서 살펴볼 내용은 특히나 가슴 한켠이 먹먹한데요. 부모님은 생존을 위해 한국에 왔지만, 자녀인 수영이는 이중적 정체성 속에서 방황하게 됩니다. 부모의 애정을 온전히 받지 못한 것은 아니지만, 정서적 지지를 구하지 못한 데서 오는 공허감이 크게 다가옵니다. 그렇게 성인이 된 수영은 한국인이지만 받아들여지지 않는 모순 속에서도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는 성장통을 겪고 있었습니다. 표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구분가족 사연피터팬 아빠 엄마의 모습
마이클아버지의 학대적 지도본인의 꿈을 강요하고, 통제하는 냉혹한 아버지
윤복희부모의 죽음생존을 위해 아이 옆에 없던 부재하는 부모
수영이민 생활황금기를 항해하는 부모 곁에 남아 진로를 방황하는 문화적 부재

아이의 성장을 위한 가장 아름다운 반전

세 가족을 보면서 느낀 점은 우리 모두가 부모를 바라보는 시선과 나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 사이에서 어쩔 수 없는 간극이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성공한 흑인이 되어라’는 마이클 아버지의 바람과는 달리, 아들은 인류에게 아름다운 음악을 전하는 꿈을 꿨습니다. 마이클에게 피터팬은 그동안 미처 어른이 일러준 잣대에서 벗어나고픈 열망 그 자체였을 거예요. 우리 부모님들은 바다와 산과 같이 험난한 파도와 높은 산 같은 어른이 되어야 한다고 매일의 일기를 쓰지만, 사실은 아이와 다르지 않은 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것이 부모의 부재가 주는 상처를 힘겹게 아우르는 일이 되었든, 원치 않는 기대를 강요하는 배우자가 되는 일이었든 말이에요. 우리는 성장하며 부모를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 평생을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든 트라우마와 상처의 원인을 부모에게서 찾기보다는, 마이클과 같은 피터팬 증후군을 가진 어른이 되었을지라도,

비로소 나를 돌아보게 하는 성찰

아마 여러분도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이라면, 누군가의 아빠거나 엄마이고, 아이일 겁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아이에게 치여 하루를 버티고 계신 피터팬 아빠 엄마가 되지 않으셨나 싶어요. 그런데 문득, 저의 부끄러운 모습을 마주친 느낌입니다. 가장 큰 키워드는 한 가지입니다. 결국 내 안에도 조그맣게나 자라지 못한 어린 시절의 기억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점이에요. 그러나 우리가 그 피터팬이라면, 틴커벨 같은 존재가 필요하진 않나요? 먼저 서툴러도 내 뒤를 지켜봐 주는 나를 향한 선한 시선이 필요하다는 걸 오늘 글의 셋째 수준 소제목에서 배웁니다.

검은 구름을 밟고 태양 위를 걷는 아이처럼 영원히 피터팬으로 남을 수는 없을지라도, 잃어버린 것처럼 보였던 단단한 어른이 되어 여행을 떠날 준비가 되었다면, 저와 그 경계에서 작별을 고해 보는 거예요. 때로는 뒤처지는 순간에도, 더 자라지 않는 사람이 되지 말자는 다짐과 함께요. 그리고 그다음엔 나보다 더 세상에 돈이 아쉬울 때도 있다는 어른의 그리움이 나약함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아이를 사랑하는 방법을 조금씩 배워가면 좋겠습니다.

마무리하면

오늘은 영화 속 한 장면과 두 가족을 통해 서로 다른 색을 가진 부모의 사랑을 만나 보았습니다. 좋아서 태어나고, 미숙해서 때로는 미움이 머문 순간도 있었겠지만, 우리가 흘려보냈을 지난 시간들이 앞으로의 나를 있는 다지고 있을지도 몰라요. 모든 성숙한 어른들의 모습과 다정한 말 한마디를 실천하는 마음이 바로 우리 곁의 피터팬 할아버지, 어머니에게 말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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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티비에서 본 콘텐츠처럼 자녀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의사소통이 가능할까요?

A: 네, 가능합니다. 대신 중요한 것은 잠깐 듣고 이해하는 게 아니라 나의 상처를 인정하는 것입니다. 충분히 듣고, 지금의 감정을 정직하게 전하고 함께 아이가 가진 감정을 어루만져 주는 거예요. 아마 가장 단단한 해답은 부모부터 자기 안의 피터팬에게 작별 인사를 준비하는 것입니다.

Q: 이미 자란 나는 피터팬 부모가 안 되도록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걱정하기보다는 마치 영화를 보면서 서툴렀던 저의 마음을 달래 주듯이, 하루를 시작하는 것 같아요. 나에게 다정한 만큼 아이에게도 여유를 주고요, 그거면 충분하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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