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12주기를 맞아 진행된 추모 전시회 <연결(連結)>은 참사의 기억을 넘어 서로의 삶과 사회를 잇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 이 전시는 생존자, 유가족, 예술가라는 서로 다른 세 모둠이 함께 만들어낸 작품 80여 점을 선보이며, 2026년 2월부터 4월까지 인천, 안산, 제주를 순회하며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렸다. 단순한 추모를 넘어 트라우마의 치유와 사회적 연대의 메시지를 담은 이 전시의 핵심 내용을 먼저 표로 정리해 본다.
| 구분 | 내용 |
|---|---|
| 전시 제목 | 세월호 참사 12주기 추모전시 <연결(連結)> |
| 주최/협력 | 경기도교육청 4.16생명안전교육원, 세월호일반인희생자추모관, 제주세월호피해상담소 |
| 참여 주체 | 제주도 생존자,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 인천 지역 예술가 |
| 전시 작품 | 회화, 사진, 공예품 등 총 80여 점 |
| 핵심 메시지 | 기억, 치유, 연대를 통한 사회적 연결 |
목차
세월호 추모전시 연결의 구성과 참여자들
이번 <연결(連結)> 전시는 단일한 시선이 아닌, 참사와 직접적으로 맞닿은 세 집단의 목소리가 모여 구성된 독특한 형태를 띠고 있다. 제주도 생존자 모둠, 일반인 유가족 모둠, 인천에서 활동하는 전문 작가 모둠이 함께했다. 특히 제주도 생존자들은 사고 현장을 목격한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한 치유 미술 프로그램의 결과물을 선보였는데, 이들은 화물기사로서 그림을 배운 지 9년이 되었다고 한다. 아마추어의 손길이 느껴지는 작품들 속에는 긴 시간의 치유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보는 이의 마음을 적신다. 일반인 유가족 모둠은 도자기 클래스에서 모여 만든 공예품을 전시했다. 돌아가신 지 12년이라는 시간의 무게와, 그 시간을 살아내며 정성껏 빚은 일상의 손길이 작품에 스며들어 있었다. 인천 지역 작가들은 사회적 참사에 대한 예술가의 연대와 책임을 보여주는 작품들로 이 전시의 외연을 확장시켰다.
순회 전시 장소와 일정 안내
이번 전시는 한곳에 머물지 않고 여러 지역을 순회하며 더 많은 사람들과 만났다. 첫 시작은 2026년 2월 3일부터 15일까지 인천 부평아트센터 갤러리꽃누리에서였다. 이후 2월 16일부터 28일까지는 세월호일반인희생자추모관으로 장소를 옮겼고, 3월 한 달 동안은 경기도교육청 4.16생명안전교육원에서 진행되었다. 마지막 순회지는 제주문예회관 갤러리꽃누리로, 4월 한 달 동안 전시가 이어졌다. 각 장소마다 방명록이 마련되어 관람객들이 추모의 마음을 적을 수 있도록 했으며, 세월호 추모관 직원들이 상주하며 전시에 대한 설명을 제공하는 등 세심한 배려가 돋보였다.
연결 전시회를 빛낸 주요 작품과 메시지
전시장을 채운 80여 점의 작품 하나하나에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기억과 감정이 시각적 언어로 승화되어 있었다. 이 작품들은 고통을 단순히 재현하는 것을 넘어, 작가 스스로를 돌보고 세계와 다시 연결되기 위한 과정의 기록이었다. 나비, 별, 리본, 국화, 바다, 배 등은 이 비극을 기억하는 상징적 이미지로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관람객의 마음속에 깊이 새겨졌다.
생존자와 유가족의 치유의 기록
제주 생존자들의 작품에서는 ‘힐링’, ‘긴긴 기다림’, ‘홀로서기’와 같은 제목에서 그들의 내면 여정을 엿볼 수 있다. 일반인 유가족의 도자기 작품에는 시간의 흐름과 일상의 정성이 서려 있었다. ‘파란 바지의 의인’으로 알려진 김동수 생존자의 작품은 직접적인 체험에서 우러나온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들의 작품은 비극의 당사자들이 예술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고, 그 과정에서 치유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예술가들의 연대와 사회적 질문
인천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은 보다 다양하고 예리한 시선으로 참사를 바라본다. 김재석 작가의 ‘별에 묻다’ 연작은 하늘의 별이 된 아이를 그리워하는 부모의 마음을 담백하게 형상화했고, 김종찬 작가는 희생자 유품을 스케치하며 느꼈던 마음을 그림에 직접 새겨 넣었다. 류성환 작가의 ‘늘 그렇게 보인다’는 교복을 입은 학생들의 모습 뒤로 흐릿한 배와 헬기를 배치해, 시간이 멈춘 그날의 기억을 강렬하게 환기시킨다. 이진우 작가의 ‘바다의 봄’은 아름다운 봄꽃 사이로 보이는 배를 그려 봄이라는 계절이 지닌 이중적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이들의 작업은 기억의 주체가 특정 개인이나 집단에 머물지 않고, 이 사건이 우리 모두의 공동체적 문제임을 일깨운다.

세월호를 기억하는 사회적 연대의 현재
<연결(連結)> 전시는 세월호 참사 이후 지속되어 온 사회적 기억과 연대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이 전시가 5회째를 맞이했다는 점에서, 이는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실천임을 알 수 있다. 초기에는 제주도 생존자 작품만으로 구성되다가, 점차 안산 4.16공방 작품, 희생자 이름을 새긴 전각 작품 등 관련 단체와의 협력으로 확장되어 왔다. 2026년의 이번 전시에서는 인천 지역 작가들의 참여로 그 외연이 더욱 넓어졌다. 이는 세월호 참사가 남긴 과제가 단순한 추모를 넘어 안전한 사회, 생명을 존중하는 문화를 어떻게 정착시킬 것인가에 대한 사회 전반의 고민과 연결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전국 각지에서 이어지는 세월호 추모 행동과 강연회, 예술 작품을 통한 기억하기는 우리 사회가 비극을 과거의 단절된 사건으로 남겨두지 않으려는 노력의 증거다.
기억과 연대가 만들어 내는 미래
세월호 12주기 <연결(連結)> 전시회는 다양한 참여자들의 작품이 하나의 공간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는 장이었다. 생존자와 유가족, 예술가와 시민, 과거의 상처와 현재의 성찰, 개인의 애도와 사회적 책임이 예술을 매개로 서로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이 전시는 조용하지만 분명한 질문을 우리에게 던진다.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세월호를 기억할 것이며, 그 기억을 통해 어떤 사회를 함께 만들어 갈 것인가. 예술은 답을 주지 않을지라도, 깊이 공감하고 함께 고민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순회 전시가 끝났더라도, 각자의 자리에서 생명과 안전, 연대의 가치를 되새기며 서로를 연결하는 일은 계속되어야 한다. 그 연결이야말로 비극을 딛고 더 나은 내일을 향해 나아가는 가장 확실한 디딤돌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