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주 만드는 전통 방식과 집에서 쉽게 하는 방법

한국의 전통 발효 식품 된장과 간장의 시작은 바로 ‘메주’입니다. 콩을 삶아 띄워 만드는 이 덩어리는 우리 식탁에 깊은 맛을 더해주는 근간이죠.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시기, 전통 방식으로는 메주를 담그기에 좋은 때이기도 합니다. 전통 장 담그기 방식과 볏짚 없이 집에서 할 수 있는 현대적인 메주 만들기 방법, 그리고 약재로 사용되는 한방 메주 ‘담두시’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각기 다른 방식이지만 결국 콩을 발효시켜 풍부한 맛과 건강을 만든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메주 만드는 두 가지 길

메주는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만들어집니다. 하나는 전통 방식으로 오랜 시간 숙성시켜 장을 담그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집에서 볏짚 없이 비교적 단기간에 발효시켜 만드는 방법입니다. 또 콩 발효의 또 다른 형태로 약재인 ‘담두시’도 있습니다. 아래 표를 통해 각 방식의 특징을 한눈에 비교해 볼 수 있어요.

구분전통 장 담그기집에서 메주 만들기한방 메주(담두시)
주요 목적된장·간장 제조수제 메주·된장 제조약재 활용
주요 재료콩, 소금, 물콩(검은콩/흰콩)콩, 뽕잎, 개똥쑥
발효 방식장독에서 장물 숙성 (45일 이상)그늘/온실 건조 후 전기장판 발효 (약 20-30일)약초와 함께 특별 발효
핵심 포인트소금물 농도, 메주 띄우기 상태, 날짜 선택콩 푹 삶기, 온도/습도/통풍 관리약초 처방과 복잡한 발효 과정

정성을 담아 오래 기다리는 전통 방식

전통 방식으로 메주를 담그는 것은 단순한 조리가 아니라 절기와 마음가짐이 함께하는 작업입니다. 보통 12월 초부터 메주를 만들어 잘 띄워 놓았다가, 날이 포근해지는 1월 중순이나 2월에 장을 담그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는 사람이 일하기 좋고 장이 잘 익는다고 여겨지는 맑고 춥지 않은 날을 택하는 것이 중요해요. 준비 과정은 체계적입니다. 먼저 묵은 소금으로 간수가 빠진 소금물을 만들어 앙금을 가라앉히고, 잘 띄워진 메주를 깨끗이 씻어 하루 정도 말립니다. 장독은 깨끗이 씻어 말리고 소독한 후, 메주와 소금물을 담고 메주가 떠오르지 않도록 대나무 막대기로 걸쳐줍니다. 여기에 숯과 고추를 띄워 액운을 막고 맛있는 장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뒤 천으로 마감합니다. 이렇게 담근 장은 45일쯤 지나면 된장과 간장으로 분리되는데, 그 시기는 보통 2월 말쯤이 됩니다. 이 긴 시간 동안 메주에서 우러난 장물은 빨갛게 변하면서 깊은 맛을 만들어내죠.

장독에 메주와 소금물을 담고 대나무 막대기와 숯 고추를 올려놓은 모습
전통 방식으로 장을 담글 때는 메주가 떠오르지 않도록 대나무 막대기로 고정합니다.

메주의 품질은 속을 쪼개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곰팡이 균이 콩의 단백질을 분해하며 안으로 번져가는 과정을 볼 수 있는데, 적당히 번졌을 때가 가장 좋습니다. 덜 띄우면 된장 맛이 없고, 너무 많이 띄우면 된장 색깔이 검어지기 때문이에요. 좋은 메주는 유해한 냄새가 나지 않고 메주 특유의 구수한 향이 난답니다. 이 모든 과정은 오랜 경험에서 나온 지혜가 담겨 있어, 단순한 음식 조리를 넘어 하나의 문화라고 할 수 있어요.

볏짚 없이 집에서 쉽게 도전하기

전통 방식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볏짚 없이 집에서 메주를 만드는 방법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볏짚이 아니라 ‘온도’, ‘습도’, ‘통풍’을 잘 맞추는 것이에요. 먼저 콩을 12시간 정도 충분히 불린 후, 손가락으로 으스러질 정도로 아주 부드럽게 푹 삶는 것이 핵심입니다. 잘 삶아진 콩은 절구나 위생장갑을 낀 손으로 곱게 으깬 뒤, 단단하게 모양을 만들어 통풍이 잘되는 실내에서 2-3일 정도 겉을 말려줍니다. 볏짚 대신 1차 발효는 통풍이 좋은 그늘에 매달아 공기 중 유익균을 붙이고, 이후 습도와 온도(25-30도)가 유지되는 온실 같은 곳으로 옮겨 약 10-20일간 발효시킵니다. 이때 하얀색 곰팡이는 좋은 신호지만, 검거나 푸른색 곰팡이는 제거하고 환기를 더 해줘야 해요.

2차 발효는 전기장판을 활용하면 편리합니다. 전기장판을 30도 정도(3단)로 설정하고, 그 위에 박스와 메주를 놓은 후 이불을 덮어주면 따뜻하고 안정적인 환경에서 추가 발효와 건조가 이루어집니다. 이 과정에서 메주를 중간중간 뒤집어 주면 골고루 마르고 발효되죠. 이 방법은 공간이 넓지 않은 집에서도 볏짚 없이 깨끗하게 메주를 띄울 수 있는 현대적인 지혜랍니다.

약재로 쓰는 메주 담두시의 효능

메주와 비슷하지만 약재로 특별히 제조된 것을 ‘담두시’ 또는 ‘향시’라고 합니다. 일반 메주와 다르게 뽕잎과 개똥쑥을 달인 물에 콩을 섞어 끓이고, 찌고, 발효시키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집니다. 이 과정을 통해 콩 자체에는 없던 ‘발산’ 작용이 생기게 되죠. 한의학에서 담두시는 감기약 종류인 해표약, 그중에서도 체표의 나쁜 기운을 없애는 발산풍열약에 속합니다. 성질이 차고 독이 없으며, 쓰고 향기로운 맛이 특징이에요. 감기로 인한 오한과 발열, 두통에 사용할 수 있고, 가슴이 답답하고 열이 나는 증상, 불안해서 잠을 이루지 못하는 증상을 다스리는 데도 쓰입니다. 집에서는 담두시 12g에 물 700ml를 넣고 달여 차로 마실 수 있지만, 감기가 심해져 내부 장기에 문제가 생긴 경우에는 사용을 피해야 하며,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 후 복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메주를 통해 만나는 우리의 맛과 건강

정성스럽게 오랜 시간 발효시켜 만든 전통 장부터, 집에서 볏짚 없이 쉽게 만들어 보는 수제 메주, 그리고 약초와 함께 건강을 위해 특별히 발효시킨 한방 메주 담두시까지. 콩을 발효시킨 메주는 우리의 식탁을 지키는 기본이자, 건강을 책임지는 소중한 재료입니다. 각자의 방법과 목적이 다르지만, 자연의 힘과 시간을 믿고 기다린다는 점에서는 모두 같아요. 날이 풀리는 이맘때, 우리의 전통 발효 식품에 대해 알아보고 집에서 한번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 만든 메주에서 나오는 깊은 맛과 향은 단순한 조미료를 넘어 우리 생활에 스며든 문화 그 자체이니까요.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