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폐위된 단종 이홍위가 강원도 영월 청령포로 유배를 가게 되면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입니다. 1457년, 왕권을 잃고 모든 것을 빼앗긴 소년 왕과, 그를 마을의 부흥을 위한 수단으로만 바라보던 촌장 엄흥도의 예상치 못한 관계를 따뜻하면서도 가슴 아프게 그려냅니다. 이미 결말을 알고 있는 역사적 비극 속에서, 그 사이에 존재했을 인간의 정과 일상에 집중한 이 영화는 개봉 직후부터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으며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배우들의 연기와 감독의 연출, 아름다운 영상미가 어우러진 진정한 웰메이드 사극을 만나보세요.
| 카테고리 | 내용 |
|---|---|
| 주요 정보 | 감독 장항준, 주연 유해진·박지훈·유지태·전미도, 러닝타임 117분, 12세 이상 관람가 |
| 개봉 및 흥행 | 2026년 2월 4일 개봉, 개봉 3일 만에 누적 관객 20만 명 돌파, 현재 박스오피스 1위 |
| 관객 반응 | CGV 에그지수 97% 이상, ‘눈물 없이 못 본다’, ‘올해 최고의 한국영화’ 등의 호평 |
| 주요 촬영지 | 강원도 영월 선돌마을 세트, 동강 일대, 영월 10경 선돌 등 |
목차
왕과 사는 남자 이야기의 중심
이 영화의 핵심은 역사책에 나오는 ‘단종’이라는 이름 뒤에 가려진 한 소년의 인간적인 면모를 발견하는 과정입니다. 계유정난으로 왕위에서 쫓겨난 이홍위는 더 이상 왕이 아닌, 철없는 나이에 모든 것을 잃은 한 인간으로 영월 청령포에 도착합니다. 마을 촌장 엄흥도는 처음엔 ‘왕’이라는 타이틀과 그를 모시면 따라올 혜택만을 바랐지만, 점점 자신을 지켜보는 그 소년의 눈빛에서 왕의 위엄이 아닌, 상처받고 두려워하는 한 아이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영화는 폭력이나 큰 사건보다는 유배지라는 좁은 공간 안에서 쌓여가는 미묘한 감정과 신뢰, 그리고 피할 수 없는 운명에 대한 준비를 섬세하게 보여줍니다. 이미 알고 있는 비극적인 결말 때문에 오히려 그 사이의 따뜻한 순간들이 더욱 값지고 애절하게 다가오는 구조입니다.
배우들의 완벽한 조화가 만들어낸 감동
‘왕과 사는 남자’의 성공을 이끈 가장 큰 원동력은 배우들의 압도적인 연기 시너지입니다. 유해진은 엄흥도 역을 통해 코믹한 생활인부터 깊은 죄책감과 부성애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감정의 스펙트럼을 자연스럽게 소화해냈습니다. 특히 후반부 강을 건너는 장면에서 보여준 복잡미묘한 표정 연기는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이자 유해진 필모그래피의 빛나는 순간으로 기록될 만합니다. 박지훈은 아이돌 출신이라는 편견을 완전히 벗어던지고, 말보다 눈빛으로 모든 것을 말하는 단종 이홍위를 살아 숨 쉬는 인물로 만들었습니다. 왕이 되어야 할 운명을 짊어지고도 어린 나이에 모든 것을 잃은 그의 고독과 체념, 그리고 마지막까지 유지하려는 존엄을 섬세한 눈빛 연기로 전달해 많은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유지태가 연기한 한명회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권력을 움직이는 냉혹한 정치인의 모습을 통해 극의 긴장감을 한층 높였고, 전미도의 궁녀 매화 역은 조용하지만 단종에 대한 끝없는 충성과 애틋함을 보여주며 이야기에 깊이를 더했습니다.

영월의 아름다운 자연이 선사한 장관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은 단연 강원도 영월의 장엄한 자연 풍경입니다. 실제 단종의 유배지인 청령포는 현재 관광지로 너무 많이 변해 촬영에 적합하지 않았기 때문에, 제작진은 청령포 바로 옆 선돌마을 아래 동강 절벽에 대규모 세트장을 직접 건설했습니다. 굽이치는 청정 강물과 웅장한 산세, 처절한 기암절벽이 만들어내는 배경은 단종의 고독과 비극을 더욱 극대화하는 동시에, 그곳에서 피어나는 인간 사이의 따뜻한 정을 더욱 빛나게 합니다. 영화 속 뗏목을 타고 강을 건너는 장면이나 선돌 위에서 바라본 풍경은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한 아름다움을 자랑합니다. 많은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난 후 실제 영월 청령포와 선돌을 찾는 ‘성지순례’를 떠나고 있는 것도 이 영상미에 대한 찬사라 할 수 있습니다.
영화를 더 깊이 이해하는 방법
‘왕과 사는 남자’는 역사적 사실에 기반을 두되, 교과서적인 서술을 피하고 인물들의 내면과 관계에 초점을 맞춘 드라마입니다. 따라서 영화를 보기 전후로 관련 배경지식을 조금만 알아두면 훨씬 더 풍부한 감상이 가능합니다.
관람 전 알아두면 좋은 역사적 배경
영화는 1455년(세조 원년)부터 1457년(세조 3년)까지의 사건을 배경으로 합니다. 수양대군(세조)이 조카인 단종의 왕위를 찬탈한 계유정난(1453년) 이후, 폐위된 단종은 처음엔 강원도 영월 청령포로 유배되었다가 이후 죽음에 이르는 비극적인 운명을 맞았습니다. 영화 속 엄흥도는 실존 인물이지만, 역사 기록이 매우 부족하여 영화는 그를 단종을 보필한 인물들과 촌장의 역할을 결합한 가상의 인물로 재창조했습니다.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본다면, 영화가 역사적 사실을 다루는 동시에 인간 본질을 탐구하는 창작물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관람 후 꼭 찾아봐야 할 콘텐츠
영화에 빠져든 관객이라면 배우들과 감독의 인터뷰를 찾아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특히 감독 장항준은 영화 오프닝에 등장인물 소개 타이틀을 일부러 넣지 않은 이유를 ‘관객이 배우가 아닌 인물 자체로, 그 시대에 바로 몰입하기를 원해서’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박지훈은 이전 작품 ‘약한 영웅 Class 1’에서도 대사보다 눈빛으로 캐릭터를 완성해냈던 점이 이번 단종 연기와 연결된다고 말하며, 그의 연기 성장 과정을 엿볼 수 있습니다. 영화의 아름다운 음악을 담당한 김태성 음악감독의 인터뷰도 영화를 다른 각도에서 즐기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왜 지금 왕과 사는 남자인가
최근 몇 년간 정통 사극이 큰 주목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왕과 사는 남자’가 뜨거운 반응을 얻는 이유는 단순한 역사 재현을 넘어서는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과 공감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는 거대한 정치 투쟁보다는 한 인간이 어떻게 극한 상황에서도 존엄을 지켜내는지, 또 그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이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집중합니다. 설 연휴를 앞둔 시점에서, 가족과 함께 보기에도 무겁지 않으면서도 깊은 여운을 남기는 이 작품은 단순한 흥행 성공을 넘어 한국 사극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배우들의 연기, 영상미, 스토리, 음악 모든 요소가 조화를 이루며 만들어낸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극장에서 큰 화면으로 보았을 때 그 감동은 배가됩니다. 역사를 모르는 사람도, 사극을 선호하지 않는 사람도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는 매력을 가진 이 영화는 오랜만에 만난 진정한 웰메이드 사극의 기쁨을 선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