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테이스팅 첫 경험 솔직한 후기 공유

와인을 마시기는 좋아하는데 테이스팅이라고 하면 뭔가 어렵고 전문가만 하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막상 직접 해보니 생각보다 재미있고, 와인을 더 깊이 즐길 수 있는 방법이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이번에 처음으로 제대로 된 와인 테이스팅에 참여한 경험을 솔직하게 적어봤습니다. 테이스팅이 궁금했지만 망설여졌던 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라요.

테이스팅을 통해 느낀 가장 큰 변화는 단순히 ‘마시는 것’에서 ‘느끼는 것’으로 와인과의 관계가 바뀌었다는 점이에요. 아래 표는 테이스팅 전후로 제가 와인을 대하는 태도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간단히 정리해봤어요.

비교 항목테이스팅 전테이스팅 후
와인 보는 법그냥 붉은색, 흰색 정도색의 농도, 선명도, 점도까지 살펴봄
와인 맡는 법와인 향이 난다 정도과일, 꽃, 향신료 등 구체적인 향 찾아봄
와인 마시는 법그냥 목넘김입안에 머금고 공기를 섞어 맛의 변화 느껴봄
기록하는 법기억에 의존간단한 메모로 좋았던 점 기록

테이스팅 현장에서의 생생한 느낌

테이스팅 장소는 따뜻한 조명과 편안한 분위기의 와인 바였어요. 테이블 위에는 각자 와인 글라스와 물, 그리고 빵과 치즈가 준비되어 있었죠. 처음에는 다른 사람들 앞에서 와인을 돌려가며 맡고, 머금고, 생각을 말하는 게 조금 부끄럽기도 했어요. 하지만 진행해주시는 분이 “맞고 틀린 게 아니라 본인의 느낌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해주셔서 마음이 놓였습니다.

와인 테이스팅 준비된 테이블 위에 여러 와인 글라스와 물병 빵 치즈가 놓여 있음
테이스팅에 필요한 기본 준비물들, 물과 빵은 입맛을 깨끗이 하는 데 도움이 돼요.

첫 번째 와인과의 만남 색과 향의 발견

첫 번째로 마신 것은 피노 누아 와인이었어요. 글라스를 기울여 하얀 종이 위에 비춰보라고 하셨는데, 정말 투명한 루비 빛깔이 예뻤어요. 그리고 코를 대고 향을 맡아보았을 때 처음에는 그냥 ‘와인 냄새’밖에 안 났는데, 조금 더 집중하니 딸기 잼 같은 달콤한 과일 향이 나기 시작하더라고요. 다른 분들은 ‘장미 꽃잎 같다’, ‘흙냄새가 약간 난다’고도 했는데, 저는 그런 건 잘 못 느꼈어요. 역시 사람마다 느끼는 게 다르다는 걸 실감했죠.

입안에서 펼쳐지는 맛의 여행

이제 맛을 보는 시간이었어요. 그냥 마시지 말고 입안에 머금고 ‘쿠웅’ 소리를 내며 공기를 함께 들이마셔 보라고 하셨어요. 처음 해보는 거라 어색했지만 해보니 정말 신기했어요! 와인이 입안에서 살짝 거품이 이는 느낌이 들면서, 맛이 훨씬 선명하게 와닿았어요. 피노 누아는 상큼한 산미와 부드러운 타닌이 느껴졌고, 목넘김이 정말 매끄러웠습니다. 마치 실크 스카프가 목을 스치는 느낌이었어요.

손에 들고 있는 피노 누아 와인 글라스를 기울여 색을 살펴보고 있음
피노 누아의 선명한 루비 색상을 살펴보고 있어요. 색만 봐도 와인의 성격을 조금은 알 수 있답니다.

테이스팅 후 내가 변한 점

테이스팅이 끝나고 집에 돌아온 후, 제가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와인을 대하는 태도였어요. 예전에는 그냥 편하게 마시는 음료 중 하나였다면, 이제는 하나의 경험이자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기분으로 마시게 되었습니다.

와인 구매할 때 더 자신감이 생겼어요

슈퍼마켓이나 와인샵에 가면 정말 다양한 와인이 있잖아요. 예전에는 라벨이 예쁜 걸로, 아니면 가격만 보고 고르기 일쑤였어요. 하지만 지금은 라벨에 적힌 품종을 보고 ‘아, 이건 상큼한 맛이 날 거 같아’라든가 ‘이건 무거운 바디감이 느껴질 거야’라고 어렴풋이 상상해보게 되요. 그리고 시음이 가능한 가게라면 꼭 한 모금 맛보고 사는 습관이 생겼어요.

기록의 힘을 알게 되었어요

테이스팅 때 간단히 메모했던 것이 정말 도움이 되더라고요. 핸드폰 메모장이나 작은 수첩에 그날 마신 와인의 이름과 제가 느낀 점을 두세 줄이라도 적어두었어요. ‘상큼한 레몬 향, 바다 바람 같은 느낌’ 이런 식으로요. 나중에 비슷한 와인을 고를 때 그 기록을 보면 도움이 되고, 같은 와인을 다시 마셔도 전과 느낌이 같은지 다른지 비교해보는 재미도 쏠쏠해요.

펜과 수첩 옆에 와인 글라스가 놓여 있고 수첩에는 와인 이름과 느낌이 적혀 있음
와인을 마실 때마다 간단한 기록을 남기면 나만의 와인 다이어리가 완성돼요.

처음 테이스팅 도전하는 친구들에게

와인 테이스팅을 처음 시작하는 분들께 가장 먼저 말해주고 싶은 것은 ‘부담 가지지 마세요’라는 거예요. 전문적인 지식이 전혀 없어도, 향이나 맛을 잘 못 구분해도 전혀 문제되지 않아요. 중요한 건 그 순간 나는 무엇을 느꼈는지, 그 와인이 나에게 어떤 기분을 전해주는지에 집중하는 거예요. 테이스팅은 시험 보는 게 아니라 나만의 감각을 깨우고 즐기는 시간이에요.

색을 보고, 향을 맡고, 맛을 음미하는 과정을 하나하나 경험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와인에 대한 호기심이 커지고 더 많은 걸 알고 싶어지게 될 거예요. 그 과정 자체가 정말 즐거웠어요. 이제는 와인 한 잔이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오감을 만족시키는 작은 축제처럼 느껴져요. 여러분도 한번 도전해보면 와인을 바라보는 눈이 완전히 새로워질 거라고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