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베르토 모레노 감독, 임시 사령탑으로 한국 축구에 새 바람을 일으킬까

2026년 9월 1일, 대한축구협회가 충남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제7차 이사회를 열고 로베르토 모레노 감독을 남자 국가대표팀 임시 사령탑으로 선임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홍명보 전 감독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이후 약 2개월 만에 새로운 지휘봉을 잡은 셈인데요. 스페인 출신 지도자가 한국 대표팀을 이끄는 것은 이번이 사상 처음이라 축구 팬들의 관심이 뜨겁습니다.

로베르토 모레노 감독은 화려한 선수 경력 대신 분석과 전술 설계 능력으로 성장한 지도자입니다. 프로 무대에서 뛴 적이 없지만, 14세 때부터 지도자 수업을 시작해 FC바르셀로나와 스페인 대표팀에서 루이스 엔리케 감독을 보좌하며 ‘엔리케의 오른팔’로 불렸습니다. 특히 데이터를 활용한 맞춤 전술과 상대 분석 능력은 그의 대표적인 강점으로 꼽히는데요. 이번 선임 과정에서도 이러한 전문성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합니다.

모레노 감독에게 주어진 시간은 A매치 6경기입니다. 9월부터 10월까지 4경기, 11월 중동 원정 2경기로 구성된 일정인데요. 계약 기간은 11월 27일까지이지만, 6경기 평가 결과에 따라 내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2027 아시안컵까지 지휘봉을 맡길 수 있는 연장 옵션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실상 임시 감독으로 시작해 정식 감독으로 승격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이죠.

로베르토 모레노 감독, 그는 누구인가

로베르토 모레노 감독은 1977년 스페인에서 태어났습니다. 고향의 라 플로리다 CF에서 중앙수비수로 뛰었지만 프로 무대에서 활동한 경력은 없습니다. 대신 체육 교사의 권유로 14세 때부터 지도자 수업을 시작했고, 16세에는 라 플로리다 유소년팀을 맡았습니다. 선수보다 지도자의 길을 먼저 선택한 셈입니다. 이후 25세에 정식으로 지도자의 길에 들어선 그는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눈에 들어 2011년 AS로마 코치를 시작으로 조금씩 이름을 알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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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부터 2017년까지 바르셀로나 수석코치로 일하며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등에서 정상에 올랐습니다. 상대 분석과 경기 계획 수립, 세트피스 전술 등을 담당하며 엔리케 감독의 공격 축구를 뒷받침했죠. 이후 스페인 대표팀에서도 함께했는데, 2019년 3월 엔리케 감독이 딸의 병환으로 자리를 비우자 임시감독을 맡았고, 그해 6월 정식 감독으로 승격됐습니다. 비록 엔리케 감독이 복귀하면서 약 5개월 만에 대표팀을 떠났지만, 임시 감독에서 정식 감독으로 올라선 이력은 이번 한국행에서도 좋은 참고 사례가 되고 있습니다.

이후 AS모나코와 그라나다, 러시아 소치 감독을 거치며 클럽 지도자로서의 경험도 쌓았습니다. 모나코와 그라나다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으로 임기를 채우지 못했지만, 소치에서는 나름대로 팀을 이끌며 지도력을 발휘했습니다. 특히 소치에서 함께한 코칭스태프들이 이번에 한국 대표팀 코치진으로 합류하면서 팀워크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모레노 감독의 축구 철학과 전술적 강점

모레노 감독의 축구 중심에는 데이터와 세밀한 역할 분담이 있습니다. 상대의 압박 방식과 수비 간격을 분석한 뒤 후방 빌드업과 공격 경로를 설계합니다. 공을 점유하는 데 집착하기보다는 패스를 통해 상대 수비에 틈을 만드는 데 주력하죠. 선수마다 움직여야 할 위치와 시점을 구체적으로 정하는 동시에 한 가지 전형보다 상대와 선수 구성에 따라 전술을 바꾸는 성향을 가졌습니다.

짧은 기간에 팀을 정비해야 하는 임시감독으로서는 이런 분석 능력이 큰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 한국 선수들의 특성을 빠르게 파악하고 상대에 맞는 해법을 제시한다면 월드컵에서 흐려진 대표팀의 전술적 색깔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는 모레노 감독이 한국 축구에 대해 높은 이해도를 갖추고 있었고, 다양한 전술적 대안을 제시하는 등 보여준 열의가 인상 깊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약점도 분명합니다. 수석코치와 분석가로서는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클럽 감독으로 뚜렷한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습니다. 모나코와 그라나다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으로 임기를 채우지 못했죠. 세밀한 전술이 선수들에게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스타 선수와 선수단을 장악하는 리더십 역시 더 검증돼야 하는 부분입니다. 한국 대표팀에는 손흥민, 이강인 등 유럽 빅리그에서 활약하는 스타 선수들이 많아, 이들을 하나로 묶는 리더십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모레노 사단, 전원 스페인 출신 코칭스태프 구성

모레노 감독을 보좌할 코칭스태프는 총 5명으로 모두 스페인 국적입니다. 코치진 전원을 자신과 호흡을 맞춘 스페인 출신으로 꾸린 것은 전술 이식에 필요한 시간을 줄이기 위한 선택으로 보입니다.

직책이름주요 경력
수석코치에두아르도 도캄포FC 소치에서 모레노 감독과 호흡
코치하신트 마그리냐벨라루스 대표팀 코치, 분석과 훈련 방법론 강점
코치빅토르 브라보 데 소토스페인 하부리그 테라사FC 감독
피지컬 코치하비에르 초카유럽 주요 리그에서 경험
골키퍼 코치니코 보쉬오스틴FC 출신,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10년 이상 활동

이처럼 모레노 감독을 포함한 6명의 코칭스태프 전원이 스페인 출신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이는 과거 한국 대표팀이 외국인 감독을 선임했을 때와는 다른 양상인데요. 감독과 코치진 간의 오랜 호흡을 바탕으로 빠르게 팀을 정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특히 소치에서 함께한 에두아르도 도캄포 수석코치와 하비에르 초카 피지컬 코치는 이미 모레노 감독의 지도 스타일을 잘 알고 있어, 전술을 이식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전망입니다.

로베르토 모레노 감독

공개채용으로 이루어진 이번 선임 과정

이번 선임 과정은 이전과 달랐습니다. 대한축구협회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이후 공석이 된 A대표팀 사령탑을 공개채용 방식으로 선발했는데요. 그동안 대표팀 감독 선임을 둘러싸고 반복됐던 공정성 논란을 의식해 처음 도입한 방식입니다. 지난 7월 말 열린 이사회에서 9월부터 11월까지 A매치 6경기를 맡을 임시 감독을 대한체육회 규정에 따른 공개채용으로 뽑는 방안을 승인했습니다.

평가 과정에도 변화를 줬습니다. 전력강화위원회 위원 일부와 외부 평가위원을 포함한 별도의 평가위원회가 후보들을 검증했죠. 이 과정에서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거스 포옛 전 전북 현대 감독이 1차 서류 심사에서 탈락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살아남은 후보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면접을 진행했고, 대면 미팅과 계약 조건 협상 등을 거쳐 최종적으로 로베르토 모레노 감독을 선택했습니다.

현영민 전력강화위원장은 이번 선임에서 절차와 공정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이번 임시 감독 선임은 절차적 정당성과 공정성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컸던 만큼 대한체육회 기준에 맞춰 이를 준수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모레노 감독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한국 축구에 대해 이미 높은 이해도를 갖추고 있었고 다양한 전술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등 보여준 열의가 인상 깊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대한축구협회는 이날 이사회에서 전력강화위원회 위원 충원도 승인했습니다. A매치 기간과 아시안게임 일정이 겹치는 데다 남자 A대표팀 운영을 보다 객관적이고 다각도로 평가하기 위해 추가 인원이 필요하다는 판단입니다. 이는 앞으로도 대표팀 운영에 대한 객관성과 투명성을 높이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보입니다.

모레노 감독이 한국 축구에 남길 과제

로베르토 모레노 감독에게 주어진 첫 번째 시간은 약 3개월입니다. 9월부터 11월까지 6차례 A매치를 통해 월드컵 이후 흔들린 대표팀을 수습하는 동시에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야 합니다. 6경기의 성적과 경기력이 만족스럽다면 ‘임시’라는 꼬리표를 떼고 아시안컵까지 한국을 이끌 가능성이 있습니다.

모레노 감독의 가장 큰 과제는 한국 선수들의 특성을 빠르게 파악하고, 자신의 축구를 뚜렷하게 이해시키는 것입니다. 데이터 기반의 전술 설계 능력은 분명 강점이지만, 선수들과의 소통과 신뢰 형성 없이는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 월드컵 실패 이후 팀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황에서, 선수들의 사기를 높이고 다시 하나로 뭉치게 하는 리더십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입니다.

또한 스타 선수들을 어떻게 활용할지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한국 대표팀에는 해외에서 활약하는 많은 선수들이 있지만, 각자의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팀 전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모레노 감독의 세밀한 역할 분담과 데이터 기반 전술이 한국 선수들의 특성과 잘 맞아떨어진다면, 월드컵에서 잃었던 대표팀의 경쟁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물론 우려도 있습니다. 클럽 감독으로서 뚜렷한 성공을 거두지 못한 점, 스타 선수와 선수단을 장악하는 리더십이 검증되지 않은 점 등은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하지만 임시 감독으로서 받은 6경기의 시간을 잘 활용한다면,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한국 축구의 새로운 희망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바르셀로나와 스페인 대표팀에서 쌓은 풍부한 경험과 데이터 기반의 전술 설계 능력은 분명 한국 축구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9월 A매치에서 로베르토 모레노 감독이 어떤 축구를 보여줄지, 그리고 한국 선수들이 그의 전술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실행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월드컵의 아픔을 딛고 다시 일어서야 하는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 모레노 감독의 첫 걸음이 순조롭게 시작되기를 응원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로베르토 모레노 감독의 계약 기간은 어떻게 되나요?

A: 기본 계약 기간은 11월 27일까지입니다. 이후 A매치 6경기 평가 결과에 따라 내년 1월 아시안컵까지 연장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Q: 모레노 감독의 대표적인 강점은 무엇인가요?

A: 데이터를 활용한 전술 설계와 상대 분석 능력입니다. 상대의 압박 방식과 수비 간격을 분석한 뒤 후방 빌드업과 공격 경로를 설계하는 데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Q: 모레노 감독의 선임 과정에 특별한 점이 있었나요?

A: 이번 선임은 처음으로 공개채용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절차적 정당성과 공정성에 대한 논란을 의식해 전력강화위원회와 외부 평가위원회가 함께 후보를 검증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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