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훈 친필 원고 90년 만에 조국 귀환

일제강점기 대표적인 저항 시인이자 소설가인 심훈(본명 심대섭, 1901~1936)의 친필 원고가 사후 90주년을 맞아 2026년 8월 11일 공식적으로 국내에 돌아왔습니다. 국립한국문학관이 이날 서울 은평문화원에서 국외 입수자료 공개 기자회견을 열고, 심훈의 셋째 아들인 심재호 씨가 미국에서 평생 지켜온 문학 자료 46건 59점을 기탁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귀환은 단순한 유품 반환이 아니라 일제 식민지 시대의 검열과 항일 독립운동의 생생한 증거가 고국 땅에 다시 뿌리를 내리는 역사적 순간으로 평가됩니다.

심훈 친필 원고 귀환, 무엇이 돌아왔나

이번에 국내로 귀환한 자료는 시, 소설, 영화 각본, 개인 사진, 부고 전보까지 매우 다양합니다. 특히 심훈의 대표작인 소설 <상록수>의 친필 원고 700여 매가 포함되어 있어 문학사적 가치가 높으며, 일제 검열로 당시 출간되지 못했던 시 <그날이 오면>의 원본에도 붉은 ‘삭제’ 도장이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또한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손기정 선수가 금메달을 딴 소식을 듣고 급히 써 내려간 마지막 시 <오오, 조선의 남아여!>도 처음으로 공개되었습니다.

구분주요 내용
시 원고그날이 오면, 오오 조선의 남아여, 감옥에서 어머님께 올린 글월 등
소설 원고상록수, 직녀성, 영원의 미소 등 친필 원고
개인 자료사진, 부고 전보, 영화 각본 등 46건 59점

그날이 오면 원고에 남은 일제 검열의 흔적

심훈은 1932년 시집 <심훈 시가집>을 준비하며 ‘그날이 오면’이라는 시를 직접 쓰고 조선총독부의 출판 허가를 받기 위해 원고를 제출했습니다. 그러나 총독부는 시 전체를 삭제하라는 붉은 도장을 찍었고, 결국 이 시는 생전에 출간되지 못했습니다. 광복 이후인 1949년에야 세상에 나올 수 있었죠. 원고 곳곳에 남은 붉은 선과 도장은 일제가 얼마나 철저하게 민족의 목소리를 억압했는지를 보여주는 직접적인 증거입니다. 국립한국문학관 임헌영 관장은 이 시를 구한말 황현의 절명시와 쌍벽을 이루는 ‘일제 치하 제2의 절명시’라고 평가하며, 세계에서도 유래가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심훈은 1919년 경성 제일고등보통학교 4학년 때 3·1 만세운동에 참여했다가 옥고를 치렀으며, 서대문 형무소에서 쓴 편지글 ‘감옥에서 어머님께 올린 글월’도 이번에 함께 돌아왔습니다. 이 편지는 단순한 가족 사연을 넘어, 한 청년이 민족의 독립을 위해 몸을 던졌던 당시의 의식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심훈 친필 원고 귀환

유족의 결단, 7년에 걸친 기탁 협의

이번 자료를 기증한 심훈의 셋째 아들 심재호 씨는 미국으로 이주한 뒤에도 아버지의 문학 자료를 한 점 한 점 정리하며 평생 곁에 두고 지켜왔습니다. 국립한국문학관은 2019년부터 유족과 접촉해 자료 수집을 논의했고, 올해 6월 초 기탁 약정서를 체결했습니다. 유족들은 자료를 기탁하면서 ‘가야 할 곳으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문학관은 전했습니다. 이 말 속에는 단순히 물건을 넘기는 것이 아니라, 민족의 기억을 제자리로 돌려보낸다는 깊은 뜻이 담겨 있습니다.

심훈 친필 원고 귀환은 단순한 전시품 확보가 아닙니다. 일제강점기 동안 우리 문학이 어떻게 억압받았고, 또 그 속에서도 어떻게 꽃을 피웠는지를 보여주는 살아 있는 교과서와 같습니다. 특히 <상록수>는 농촌 계몽을 다룬 장편소설로, 당시 민중의 삶과 희망을 문학으로 승화시킨 대표적인 작품입니다. 이 원고가 고국에 있음으로써 연구자들은 물론 일반 대중도 원본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그 시대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국립한국문학관 개관과 전시 계획

국립한국문학관은 내년인 2027년 4월 정식 개관할 예정이며, 이번에 기탁받은 심훈의 문학 자료를 순차적으로 일반에 공개할 계획입니다. 특히 ‘그날이 오면’ 원고는 검열 흔적이 그대로 보존된 상태로 전시될 예정이어서, 관람객들에게 큰 감동을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한 <상록수> 원고 700여 매는 디지털 아카이브로 구축해 온라인에서도 열람할 수 있도록 할 방침입니다.

심훈 친필 원고 귀환을 계기로 우리는 한 번 더 질문하게 됩니다. 민족의 아픔을 기록한 문학이 얼마나 소중한 가치를 지니는지, 그리고 그러한 기록을 지켜낸 사람들의 노력이 얼마나 큰 의미를 갖는지 말입니다. 광복절을 앞두고 돌아온 이 원고들은 단순한 종이 조각이 아니라, 독립을 염원했던 한 예술가의 뜨거운 심장이었습니다.

앞으로 국립한국문학관은 심훈 외에도 국외로 흩어진 우리 문학 자료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기탁받아, 후대가 온전한 우리 문학사를 연구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심훈 친필 원고 귀환은 그 첫걸음으로, 앞으로 더 많은 자료가 조국의 품으로 돌아올 것을 기대하게 합니다.

우리 문학의 뿌리를 지키는 일

심훈은 1936년 세상을 떠나기 한 달 전, 손기정 선수의 금메달 소식을 듣고 신문 호외 뒷면에 급히 시를 써 내려갔습니다. 그 시 <오오, 조선의 남아여!>에는 민족의 승리를 눈물로 맞이하는 감격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이처럼 한 문학인의 삶 자체가 독립운동이었던 심훈의 친필 원고가 돌아온 것은, 우리에게 잊지 말아야 할 역사를 다시금 상기시켜 줍니다.

앞으로 우리가 할 일은 이러한 귀중한 자료를 단순히 보관하는 데 그치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보고 읽고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관련 소식을 더 자세히 알아보기를 통해 심훈의 생애와 작품을 깊이 이해하고, 문학관 개관 후 직접 원고를 관람하시길 권합니다. 우리 문학의 뿌리를 지키는 일은 곧 우리 정체성을 지키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FAQ

Q: 심훈 친필 원고는 어디에서 볼 수 있나요?
A: 국립한국문학관이 내년 4월 개관한 뒤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입니다. 개관 전에는 국립한국문학관 공식 누리집에서 디지털 아카이브를 통해 일부 자료를 열람할 수 있게 될 계획입니다.

Q: ‘그날이 오면’ 원고에서 어떤 검열 흔적을 볼 수 있나요?
A: 원고 전체에 붉은 선과 ‘삭제’ 도장이 선명하게 찍혀 있습니다. 시 전체를 삭제하라는 조선총독부의 지시가 그대로 남아 있어, 일제의 철저한 언론 탄압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Q: 이번에 돌아온 자료의 수와 종류는 어떻게 되나요?
A: 총 46건 59점으로 소설 <상록수> <직녀성> <영원의 미소> 친필 원고, 시 원고, 영화 각본, 사진, 부고 전보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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